“다리를 다쳐 꼼짝할 수 없던 어느 날,
친구 하나가 생겼습니다.
그 친구가 다가오는 것도 함께 있는 것도
지겹도록 싫었습니다.
그가 가까이 있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수치스러웠습니다.

그런데도 그 친구는
늘 말없이 제 가까이 서 있어 주었습니다.
힘겹게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를 받쳐 주고 힘을 내라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어느덧 그 친구와 친해지고
그에게 마음으로 고마움을 느낄 무렵,
이제 내가 홀로서기를 시작하자
그 친구는 누군가를 향해 떠나갔습니다.

그는 지금쯤 또다시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
나에게 했던 것처럼
침묵 속에 자신을 내어 주고 있을 것입니다.

그 친구의 이름은 ‘목발’입니다.”
[매일미사 중에서]

우리 주위에는 특별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한 곳에 머무르지도 않고,
특정 사람에게 매여 살지도 않는
우리 신부님이나 수도자 분들의 삶이
위에서 말한 ‘목발’과 같은 인생일 것입니다.

이들은 상처 난 사람들에게 다가가
목발처럼 자신을 딛고 일어서도록 다리가 되어 주다가
그들이 홀로 걷기를 시작하면
또 다른 누군가를 향해 떠나는 사람들입니다.

고통 받는 이들에게 다가가 용기가 되고,
슬퍼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 주다가
아무 미련 없이 떠나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우리들에게 귀한 가르침을 주는 삶이고
우리가 따라가야 할 삶입니다.
그들과 함께 동행 하며 살아가는
‘목발’과 같은 인생이어야 합니다.

오늘 저는 저의 주변을,
특히 가정을 살펴보는 하루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저의 가족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말입니다.
오늘도 그리스도의 향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