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우리 어머님들은 직접 콩나물을 길렀다.

볏짚을 태운 재로 시루떡을 안치듯 한 두름은 재를 뿌리고

한 두름은 콩을 뿌려 콩나물시루에 안치었다.


그러고 나서 물을 주면 밑바닥이 뻥뻥 뚫려서 물이 다 빠져버렸다.

그래도 시간을 맞추어 꼭두새벽에도 일어나 물을 주었다.

흘러 내려가 버림에도 물을 주는 것은 어렸을 때 미친 짓으로 보였

다.


물은 너무 자주 주어도 안 되고 적당량을 흠뻑 적시도록 주었다.

잘못 물 맞추면 뿌리가 썩어버린다고 했다.

물이 좋아야한다고도 했다.


그런 조건만 맞추면 물이 몽땅 밑으로 흘러가버림에도

콩나물은 탐스럽게 쑥쑥 솟구쳐 올랐다.

-졸작, <살아 있는 피리>에서-


신앙생활에 있어 하느님 말씀과 기도가 성장하는 것도

콩나물 기르는 원리를 적용하면 성숙한 신아인 될 것입니다.

먼저 자신의 거짓 자아의 욕망을 태워서 재로 만들어

그 속에 신앙의 콩을 심어서 말씀과 기도란 은총이란 물을

제 때에 맞추어 주면 신앙이 쑥쑥 자랄 것입니다.


특별히 하느님의 말씀을 읽어도 돌아서면 잊어버린다고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저 항구하게 때를 맞추어 하느님의

말씀을 내 심령 깊은 곳에 흠뻑 적시도록만 하면 틀림없이

“하느님의 말씀이 풍부한 생명력으로 여러분 안에 살아

움직이어”(사도 바오로)구원의 열매가 콩나물시루에서처럼

소담하게 자라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