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리고 도리깨질을 하다

 
마루/이진규


동그랑 동그랑
그려지는 원이 원통하다 
삶은 그러하다 모든 것이 그 안에서 
도리깨질 쳐 지는 것이다

아부지 그제 밤새 울 엄니 울게 한 일이 그렇고
새악시 똥구멍이 빨갛도록 뒷간 가며
사타구니 속으로 챙긴 것이 그렇다
다 그 속에서 돌다 아부지 산통 깨지는 소리
아니, 콩깍지 까기도 전에 튀는 소리가 
울엄니 팔뚝에서 툭툭 핏줄이 서는 일이다

하늘 소리를 내며 가르는 물푸레나무가
벗겨진 가죽을 찾아 떠나는 날 
울엄니 눈가에 물기가 먼지 사이를 가를 때면
선방에 든 소리를 기억해 내곤 이내
깍지를 뚫고 튀는 각의 날에 앉아
자주 콧물을 빨아대는 놈의 눈망울에 빠져 운다

동그랑 동그랑
그려지는 원이 원통하다 
벽에서 벽에서 오늘도 아부지는 웃고
기억에 남아 엄니는 도리깨질을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