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그를 데리고 가

그 섬을 주고 싶다

아직 살아보지 못한 섬을 그에게 주고

나는 섬을 그리워하고 싶다

그 섬에 외로이 서 있는 등대도 그에게 주고

나는 다만 등대의 꼭대기에 흐르던 구름

손수건만한 구름이나 뜨다가 바라보고 싶다

그 섬에 동백이 피고 동백이 지고

그 섬에 꽃송이 굴려 다니는 날

나는 그에게 한 통의 편지를 쓰리라

잠 못 이룬 잠들이 다시 깨어나고

흐르던 구름이 멈칫, 멈칫거릴 때

나는 그에게, 꽃보다 아름다운 그의 이름 앞에

한 통의 편지를 쓰리라

그 섬에 가 닿는 파도를 떠서. 사무치는 가슴의 소리

편지를 쓰리라








샘터에 모이신 분들
저도 그 섬 하나 몽땅 드립니다.
머잖아 문 앞에 당도할 새 봄에는
그 섬만한 사랑, 마음 가득 품으세요.

겨울 끝자락,
기어이 봄은 오고 있습니다.
지금쯤 선암사 돌담 가까이 서있는 매화나무에
꽃눈이 오르고 있겠지요.
연초록 꽃눈이 하얀빛,붉은빛을 품고
올망졸망 매달려 있을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설렙니다.
부활절 즈음에 절정인 그 선암매를 사랑하는 몇몇은
그 꽃을 특별히 부활매라고 부른답니다.
차갑게 몰아치는 겨울 바람과 쏟아지는 겨울 눈을 버텨내며
꽃눈 틔울 준비를 했을 그 매화나무를 생각하니 가슴 뭉클하네요.
어렵다는 요즘,
꿋꿋해야겠습니다. 선암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