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피울음을 쏟아낼 모시적삼같은

매미 껍질 하나

늙은 대추나무 밑동에 매달려 하늘거린다


기어이 허물을 벗었구나!


실바람만 불어와도 훅 날아갈 것 같은

흔적의 가벼움, 저것이

내가 벗어야할 허물을 들추는구나!


그렇다면

파란 가을 하늘에 하늘하늘 떠다니는

투명한 고추잠자리 겹눈들은

그 겹눈으로 무얼 보기는 보는 걸까?













시인의 눈에 띈 매미의 허물,
우리들의 삶 또한
어쩜 여러 겹의 제 허물을 다 벗어내는 일임을
말함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이른 아침
찬비에 낙엽들이 웅크리고 누워있었습니다.
나무들이 겨울이 오기전에 나뭇잎을 떨구는 것 또한
자기 허물벗기 아닐까요.
머잖아 제 허물 다 벗고 가야할 날이 오겠지요 .
버나드 쇼는 죽을 때 이렇게 말했답니다.
"우물쭈물하다 이렇게 될 줄 알았어."
허둥대는 제 모습이 보이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