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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15일 월요일 조회수 : 7050

어머니의 聖所

               -고진하 


장독대의 항아리들을

어머니는 닦고 또 닦으신다

간신히 기동하시는 팔순의

어머니가 하얀 행주를

빨고 또 빨아

반짝반짝 닦아놓은

크고 작은 항아리들……

 

(낮에 항아리를 열러놓으면

눈 밝은 햇님도 와

기웃대고,

어스름 밤이 되면

달님도 와

제 모습 비춰보는걸,

뒷산 솔숲의

청살모 다람쥐도

솔가지에 앉아 긴 꼬리로

하늘을 말아 쥐고

염주알 같은 눈알을 또록또록 굴리며

저렇게 내려다보는 걸,

장독대에 먼지 잔뜩 끼면

남사스럽제……)

 

어제 말갛게 닦아놓은 항아리들을

어머니는 오늘도

닦고 또 닦으신다

지상의 어는 성소인들

저보다 깨끗할까

맑은 물이 뚝뚝 흐르는 행주를 쥔

주름투성이 손을

항아리에 얹고

세례를 베풀 듯, 어머니는

어머니의 성소를 닦고 또 닦을신다

************************



 

잠간 음미 :

현대인에게 성소(거룩한 장소)는 있기는 하는 걸까?

일사에서 만나는 모든 사물을 하느님의 창조의 거룩함으로

맞이하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과 감사를 드릴 수는 없는 것일까?

 

세례를 받은 자는 이미 성령을 모시는 궁전(聖殿)이 아닌가?

성스러움은 어머니처럼 당신의 마음이 거룩해지고, 당신의 손이

맑아질 때 일어난다. 우리에게 항아리는 그저 된장을 담그는

항아리일 뿐이지만 어머니의 장독대는 이미 어머니 마음 속에서

거룩함으로 살아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성소가 없는 것은 우리의 영혼이 거룩하지 않기 때문인 것.

시인의 눈은 지극히 단순한 일상의 몸짓 하나에서도 거룩함의

표징을 읽는다. 일상성 속에서 시인은 성화의 길을 여러 보인다.

그리고 그 길은 그리스도의 길과도 무관하지 않다.

-<꽃망울 터지니 하늘이 열리네>에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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